운송시설이나 도로의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시절의 옹기운반은 육로보다 뱃길이 쉽고 안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옹기점들은 강가나 해안에 위치하게 되었고 더불어 좋은 점토와 땔감이 충분한 곳이라면 옹기점의 최고 조건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갈산토기가 있는 동성리는 배가 드나드는 곳이어서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옹기들이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는 운반수단이 용이 했으며 특히 동성리의 옹기는 인근의 섬 지역으로 젓갈 항아리 종류가 많이 공급 되어졌습니다.
더불어 동성리의 백토와 인근 대사리 봉화산의 땔감은 옹기생산에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었고, 인력적인 측면에서도 옹기업에 종사하는 인력수급이 용이한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옹기촌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고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주변상황과 조건들은 홍성군 동성리에 갈산토기가 자리잡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옛부터 전해오는 옹기는 철분이 많은 적색점토가 주원료이며 순수한 천연유약을 사용함으로써, 적당한 습도와 공기의 통풍으로 기물 자체가 숨을 쉬며, 독을 빨아들이거나 정제하는 방부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옹기는 음식물을 자연발효시켜 맛과 신선도를 장기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최상의 기물로써 여러 가지 기능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용성과 견고성을 제일로 내세우는 옹기는 구워 만드는 방법에 따라 질독, 푸레독, 옹기(오지그릇)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구분 | 잿물 | 굽는온도 | 용도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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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독 | X | 900℃~1000℃ | 잡곡저장/쌀독/밀가루통/콩나물시루 등 각종 저장용기 | 진흙만으로 900~1000℃ 내외로 소성하여 연막을 입힌 테석테석하고 윤기가 없는 그릇 으로 구울 때 검댕이(연기)를 입혀 질의 색이 검은 회색으로 나타납니다. 유약을 입히지 않아 공기의 유통이 좋아 곡식을 담아주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아 주로 저장용기로 사용되었습니다. |
푸레독 | X | 1100℃~1200℃ | 질그릇과 같은 방법으로 검댕이를 입혀서 굽지만 가마 안의 온도가 상승하여 그릇이 융용될 즈음에 소금을 뿌려 넣어서 온도를 1100~1200℃까지 끌어 올려서 보다 고강도, 고품질로 만들어진 그릇을 말합니다. | |
옹기(오지그릇) | O | 1200℃ 내외 | 우리나라 산야 곳곳에서 채취할 수 있는 유색토(찰흙)를 소지로 하여 식품성이 함유되어 있는 부엽토의 일종인 약토에 식물성 재를 물과 함께 개어서 잿물로 만들고, 이것을 적당한 수분(20%)이 함유된 상태에서 그릇의 안과 밖에 잿물을 입힌 뒤 1,200℃ 내외의 고온에서 구워낸 그릇을 말합니다. 옹기는 숨쉬는 그릇으로 불리며 발효를 일으킬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우리는 흔히 점토라 하는데 점토는 자연에서 채취할 수 있는 미립자로 물에 이기면 가소성(plasticity)을 나타내고, 말리면 단단해지며 적당한 온도로 굽게 되면 소결(sintering)하게 됩니다. 즉 옹기가 잘 구어지기 위해서는 성형성을 갖게 하는 가소성, 내화성 및 점성을 조절하게 하는 내화 점결성, 소결을 돕는 유리성 이 세 가지가 알맞게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따라서 점토를 사용할 경우 가소성 및 건조강도가 높아지며 소성하는 동안 그 형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옹기를 만듦에 있어서 매우 적당한 재료라 할 수 있습니다.
잿물옹기가 주로 식품의 발효 및 저장용기로 쓰여 졌다고 볼 때 옹기의 생김새는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며, 옹기의 배통을 둥글게 발달시켜 만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발효식품은 각각의 미생물과 효소들이 작용하여 원래와는 다른 독특한 식품을 만들어 냅니다. 발효식품은 자연의 반응을 이용해서 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최고의 자연식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치 및 장류, 젓갈, 술 등은 우리에게 친숙한 대표적 발효식품이며 이러한 발효식품의 발효와 숙성, 보관에 잿물옹기가 큰 역할을 합니다.
잿물옹기는 음식물이 발효와 숙성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는 밖으로 배출하고 밖의 먼지나 빗물, 이슬 등은 안으로 베어들지 못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잿물옹기의 생김새나 장독대의 구조도 한곳에 열이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퍼지게 하여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과학 분석에 앞서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이 "장독이 땀을 흘린다" 며 아침저녁으로 장독을 잘 닦아내고, 장독뚜껑도 열어 놓았다 덮었다 했던 경험에서 체득한 과학슬기를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